제 26차 달빛기행 - 개항장 일대 - 


  인천역 앞에서 모두 18명이 모여 출발했다.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청국조계(중국식 주택과 현 자장면박물관인 공화춘 건물, 청국영사관터가 있었던 화교 중산학교, 청일조계 경계지), 일본조계(대불호텔, 일본 제일은행, 18은행, 58은행, 일본영사관터인 중구청, 일본식 주택인 팟알), 그리고 각국조계(제물포구락부, 자유공원, 맥아더동상, 홍예문, 성공회 내동교회)를 거쳐 마지막으로 간 곳은 김구 선생님께서 감옥살이를 했던 인천감리서 터였다.


  하늘은 파랗게 맑았고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 걷기에 매우 좋은 날씨였다.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다. 기행 안내가 끝나고 신포동 마냥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한 명도 빠짐없이 뒤풀이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하나만 이야기하고 싶다. 자유공원 꼭대기에 있는 맥아더 동상, 언제까지 인천을 상징하는 동상으로 이곳에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 이곳은 1883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주택인 세창양행 사옥이 있던 곳이다. 1922년 인천부청이 인수하여 인천부립도서관으로 사용되었고, 194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으로 활용되었다.


  이것이 인천상륙작전 때 함포사격으로 무너졌고, 마당에 전시되었던 이양선을 막고자 주민의 마음을 모아 세워진 중심성 사적비마저 폭격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그곳에 맥아더 동상이 서있는 것이다. 


  1984년에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청량산 자락인 연수구 옥련동에 거대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지었다. 당연히 그 주인공인 맥아더 동상은 이곳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이념 논쟁으로는 끌고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집이 지어졌음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에서 풍찬노숙하는 모습이 가엾지 않은 것인지? 


  인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인천 내항은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국제항이다. 이것을 인지하는 인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되는지? 국제항이란 것은 화물의 교역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수많은 외국인들이 들락거린다는 의미도 있다. 그 외국인들이 자유공원에 올라와서 마주하는 외국인 동상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런 설명을 하면 다들 한마디로 노소 불문하고 쪽팔린다고 한다. 이제 서로 옳다 그르다 말하지 말자. 주인은 주인의 집에다 자랑스럽게 모시고, 우리는 인천을 상징하고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이곳에 모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비류백제를 건국한 비류를 모시고 싶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 다음 인물로 인천대공원에 방치되어 있는 백범 김구 선생님 동상을 모셔오고 싶다. 


  인천감리서지에서 두 번의 옥살이를 하신 김구 선생님, 내항 축조에 동원되기도 했으며 선생님을 탈옥시키기 위해 수많은 인천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적어도 인천사람들이 모두 자긍심을 가질, 후손에게도 떳떳한 분을 모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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