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차 달빛기행> - 승기천을 따라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지 취소 전화들이 온다. 바람이 씽씽부는 매우 추운 겨울날 총무와 둘이서만 걸은 적이 있었다. 오늘은 단출하게 세 명이 길을 걷는다.


저어새 산란지를 관찰할 수 있는 조류관찰대에 먼저 들러 이마트까지는 천변 위의 숲길을 걸었다. 마치 깊은 산 속에 들어온 것처럼 숲이 우거져 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1995년에 연수구가 남구에서 분구되며 조성된 숲이니 30년이 넘었을 것이다.


날은 쌀쌀하지만 숲길과 승기천길은 의외로 바람 한 점 없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가벼운 차림을 하고 간 예상이 맞았다. 이런 날은 땀도 거의 흐르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다.


수인선 중 철교는 남겨놓았는데, 소래철교는 인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곳은 원래 수인선이 다녔다는 증거로만 남겼기에 사용할 수가 없다. 그 옆에 인도교가 놓여 그냥 방치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원래의 노선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원인재의 뒷모습이 보인다. 인주(인천) 이씨의 시조인 이허겸의 묘가 있는 곳이다. 까치섬이라 불렸는데 연화부수형의 지형이기에 이허겸의 묘 주변에 석물을 세우면 가라앉는다고 하여 비석과 석물이 동산 아래에 놓여있다. 무덤이 있는 동산을 까치섬이라 부른 이유는 멀리서 보면 주변이 마치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원인재는 이허겸의 사당인데 원래 연수동 신지마을에 있었다. 그러다 연수동 택지개발로 인해 1994년에 무덤 옆인 이곳으로 옮기며 시의 보조금을 받아 증축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중 사당으로 쓰이던 건물은 검은색 기와로 되어있어 구분하기가 쉽다. 새롭게 증축된 건물은 모두 청동기와를 올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다.


계속 걷는 동안 자전거만 몇 대 지나갈 뿐 조용하고 한적하다. 가끔가다 갯벌의 냄새가 조금 나기도 한다. 그러다 선학교에 도착했는데 선학동에서 뒤풀이를 하고 가잔다. 아직 2km 정도를 더 걸으면 승기천이 끝나는데, 서로 마주보는 눈동자가 선학동 쪽으로 일치한다. 아쉽지만 세 명이 합치했으니, 인천가족공원을 돌고 뒤풀이를 했던 선술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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