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차 달빛기행> - 연경산ㆍ노적봉 일대 -


  연경산 배드민턴장에서 모였는데 7시에도 날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계획은 노적봉까지 가는 것이었으나 뒤풀이 장소로 오시는 분들이 있어 노적봉을 바로 앞에 두고 원흥아파트 길로 내려왔다. 험한 길은 아닌데 학산서원, 사모지고개, 중바위, 갑옷바위에 대한 설명을 너무 길게 했기 때문이다. 노적봉 정자에서 서해와 인천대교 야경을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져 다음에 혼자 가보기로 했다.


  연경산은 공원이 잘 꾸며져 있고 나무들도 우거져 밤길이지만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딱 30년 전에 연경산을 처음으로 올랐었다. 직장과 집을 학익동으로 옮기고 야산이 보여 무턱대고 올라봤다. 그때는 나무들이 올망졸망 거의 대부분 식목을 한 곳이 많았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서면 관모산, 소래산, 문학산, 청량산, 서해, 응봉산, 수봉산, 계양산 등이 한눈에 발아래 깔렸었다. 지금은 나무들이 너무 높게 자라 정상에 올라도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산길을 걷다보면 어떨 때는 마치 원시림 속을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길도 정리가 잘되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더군다나 주말에 강풍으로 꽃들이 다 질 거라 했는데 벚꽃이 오히려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 흔들흔들 환한 미소를 마구 뿌린다.

  

  꽃피는 춘삼월(음력), 벚꽃과 배꽃, 개나리ㆍ진달래, 조팝나무 꽃들이 달빛을 받아 자신의 자태를 한껏 뽐낸다. 산자락 이곳저곳에 어지럽게 무리진 꽃들에 현혹되어 눈길이 분주하다. 봄바람이 무섭긴 무섭다. 같이 걷는 분들의 탄성이 귀를 간지른다. 이러다 모두 바람나게 생겼다.


  사실 나는 산의 먹빛이 좋다. 화사한 꽃보다 달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먹빛의 묵중함, 나무도 돌도 산도 먹빛으로 변하는 밤이 되어 산속에 들면 나도 가슴부터 묵중한 먹빛이 되어 침잠한다. 가볍고 경솔했던 내가 산의 무게로 바뀌는 순간이다. 도시의 불야성 속에서 산들이 검은 섬처럼 둥실 떠올라 먹빛 장삼을 드리우는 시간이 되면 괜스레 설레는 것은 아마도 청소년기에 무수히 산에 올랐던 야간 등반 때문이리라.


  산길이 거의 대부분 나무 계단으로 바뀌어 흙을 밟는 즐거움이 줄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니 산이 견딜 수가 없다. 길이 깊게 패어 나무의 뿌리가 다 드러나니 누군들 살아갈 수 있으랴? 세상 만물 중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일 것이다. 사람의 때가 묻으면 자연의 생명체들은 맥없이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지다 사라지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자연은 은밀한 복수를 한다. 홍수로 산불로 해일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초토화한다. 그래서 자연에 대해서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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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행




남구평화복지연대는 작년 부터 매월 두 번째주 일요일 1시에 ‘문학산 지킴이’활동 일환으로 청소하는 아름다운 산행을 하고 있다. 


이달 10일에도 연경산 입구에 모여 연경산 정산→삼호연→문학산 정상코스로 아름산행을 하였다. 처음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여기저기 쓰레기가 제법 있었다. 


문학산 정상에서 각자 싸온 술과 안주로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며, 푸짐한 뒤풀이가 이어졌다. 아름산행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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