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계양산성 안내>


계산역 6번 출구 앞에서 8명이 모여 계양산성 답사를 했다. 약수터를 지나 동문추정지를 오르며 성벽 사진 한 장을 찍었는데 어두워서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만 찍혔다. 이곳에서 문확석이 2점 발굴되어 성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동문 성벽 바로 안쪽에 제1~제3 집수정이 발굴되었는데 다들 매립을 하고 지금 1, 3  집수정만 표시를 해놓았다. 제1 집수정에서는 주부토가 쓰여진 기와편과 백제시대 논어 목간 등이 발굴되어 고구려와 백제가 이 산성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했을 것 같다. 제3 집수정은 방형으로 깊이도 얕은 것을 봐서는 방화수를 모아둔 곳이거나 연못이 아니었을까.


집수정에서 언덕에 올라서니 북쪽에서 골바람이 갑자기 불어와 땀을 식힌다. 북문지를 보고 성벽을 따라 길을 걷는다. 한창 성벽을 복원 중인 곳에 오니 풀들이 한 달만에 심하게 우거졌다. 성벽 밖으로 나와 치를 구경한다. 다들 조명을 밝히면 멋진 산성길이 될 것이라 한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무릎보다 높게 자란 풀숲 속에 뱀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오히려 쿵쿵거리며 걸음을 딛는다. 혼자서는 절대 산성의 밤길을 걸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길을 우리들은 서로를 의지해서 간다.


서문추정지를 지나 팔각정으로 내려가며 야경을 한참동안 눈에 담는다. 산성을 돌며 순간순간 북쪽, 남쪽, 동쪽 야경이 넓게 펼쳐져 저절로 입에서 감탄이 나온다. 한 바퀴 도는데 거의 1시간 40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뒤풀이로 가볍게 한잔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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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차 달빛기행 - 인천가족공원 순환산책로 -


하지가 지난지 며칠이 되지 않아 낮이 너무 길다. 산책로에 있는 정자에 올랐는데 이제 막 해가 진다. 황홀경은 아니지만 원없이 낙조를 즐겼다.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데 그럴 기미가 없어 산책로 정상으로 그냥 올랐다.


정상에서 막걸리를 한잔하고 간식을 먹으며 끼리끼리 모여 정담을 나눈다. 해도해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 한가로움이 주는 여유인 것 같다. 산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다시 출발할 때쯤 어둠이 깔린다. 


산책로는 예전 그대로 콘크리트 차도였기에 달빛 하나 없지만 손전등을 꺼도 길은 훤하게 앞에 깔린다. 난 산의 이 어둠이 좋다. 능선 너머로 도시의 불야성이 하늘을 밝히지만 그럴수록 산은 먹빛이 짙어진다. 마치 먹빛 장삼을 두른 노승이 묵언수행을 하는 모습 같다.


산책로를 내려와 새로 조성된 외인묘지를 하나하나 훑어본다. 대부분 세관에 근무하거나 해군 또는 무역상인데 젊은 나이에 죽은 사람들이 많다. 풍토병이 있었나? 어쩌면 개항기에는 의료시설이나 보건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까닭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산 자와 죽은 자의 대면, 이곳을 걸으면 매번 묘한 떨림이 온다. 두려움은 아니다. 어쩌면 나이를 먹어가면서 수없이 많은 죽음을 보아왔기에 죽음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뭔가 실체가 잡히지 않는 이 느낌, 뭐라고 해야 하나? 더 기다리면 알 수 있을까?


모두 19명이 참가했다. 하얗게 눈이 내린 밤에 다시 와보자고 약속을 했다. 도금봉 주연의 '월하의 공동묘지'가 아닌 '설하의 공동묘지'가 될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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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차 달빛기행 - 개항장 일대 - 


  인천역 앞에서 모두 18명이 모여 출발했다.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청국조계(중국식 주택과 현 자장면박물관인 공화춘 건물, 청국영사관터가 있었던 화교 중산학교, 청일조계 경계지), 일본조계(대불호텔, 일본 제일은행, 18은행, 58은행, 일본영사관터인 중구청, 일본식 주택인 팟알), 그리고 각국조계(제물포구락부, 자유공원, 맥아더동상, 홍예문, 성공회 내동교회)를 거쳐 마지막으로 간 곳은 김구 선생님께서 감옥살이를 했던 인천감리서 터였다.


  하늘은 파랗게 맑았고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 걷기에 매우 좋은 날씨였다.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다. 기행 안내가 끝나고 신포동 마냥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한 명도 빠짐없이 뒤풀이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하나만 이야기하고 싶다. 자유공원 꼭대기에 있는 맥아더 동상, 언제까지 인천을 상징하는 동상으로 이곳에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 이곳은 1883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주택인 세창양행 사옥이 있던 곳이다. 1922년 인천부청이 인수하여 인천부립도서관으로 사용되었고, 194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으로 활용되었다.


  이것이 인천상륙작전 때 함포사격으로 무너졌고, 마당에 전시되었던 이양선을 막고자 주민의 마음을 모아 세워진 중심성 사적비마저 폭격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그곳에 맥아더 동상이 서있는 것이다. 


  1984년에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청량산 자락인 연수구 옥련동에 거대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지었다. 당연히 그 주인공인 맥아더 동상은 이곳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이념 논쟁으로는 끌고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집이 지어졌음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에서 풍찬노숙하는 모습이 가엾지 않은 것인지? 


  인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인천 내항은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국제항이다. 이것을 인지하는 인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되는지? 국제항이란 것은 화물의 교역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수많은 외국인들이 들락거린다는 의미도 있다. 그 외국인들이 자유공원에 올라와서 마주하는 외국인 동상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런 설명을 하면 다들 한마디로 노소 불문하고 쪽팔린다고 한다. 이제 서로 옳다 그르다 말하지 말자. 주인은 주인의 집에다 자랑스럽게 모시고, 우리는 인천을 상징하고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이곳에 모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비류백제를 건국한 비류를 모시고 싶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 다음 인물로 인천대공원에 방치되어 있는 백범 김구 선생님 동상을 모셔오고 싶다. 


  인천감리서지에서 두 번의 옥살이를 하신 김구 선생님, 내항 축조에 동원되기도 했으며 선생님을 탈옥시키기 위해 수많은 인천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적어도 인천사람들이 모두 자긍심을 가질, 후손에게도 떳떳한 분을 모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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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차 달빛기행> - 연경산ㆍ노적봉 일대 -


  연경산 배드민턴장에서 모였는데 7시에도 날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계획은 노적봉까지 가는 것이었으나 뒤풀이 장소로 오시는 분들이 있어 노적봉을 바로 앞에 두고 원흥아파트 길로 내려왔다. 험한 길은 아닌데 학산서원, 사모지고개, 중바위, 갑옷바위에 대한 설명을 너무 길게 했기 때문이다. 노적봉 정자에서 서해와 인천대교 야경을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져 다음에 혼자 가보기로 했다.


  연경산은 공원이 잘 꾸며져 있고 나무들도 우거져 밤길이지만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딱 30년 전에 연경산을 처음으로 올랐었다. 직장과 집을 학익동으로 옮기고 야산이 보여 무턱대고 올라봤다. 그때는 나무들이 올망졸망 거의 대부분 식목을 한 곳이 많았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서면 관모산, 소래산, 문학산, 청량산, 서해, 응봉산, 수봉산, 계양산 등이 한눈에 발아래 깔렸었다. 지금은 나무들이 너무 높게 자라 정상에 올라도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산길을 걷다보면 어떨 때는 마치 원시림 속을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길도 정리가 잘되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더군다나 주말에 강풍으로 꽃들이 다 질 거라 했는데 벚꽃이 오히려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 흔들흔들 환한 미소를 마구 뿌린다.

  

  꽃피는 춘삼월(음력), 벚꽃과 배꽃, 개나리ㆍ진달래, 조팝나무 꽃들이 달빛을 받아 자신의 자태를 한껏 뽐낸다. 산자락 이곳저곳에 어지럽게 무리진 꽃들에 현혹되어 눈길이 분주하다. 봄바람이 무섭긴 무섭다. 같이 걷는 분들의 탄성이 귀를 간지른다. 이러다 모두 바람나게 생겼다.


  사실 나는 산의 먹빛이 좋다. 화사한 꽃보다 달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먹빛의 묵중함, 나무도 돌도 산도 먹빛으로 변하는 밤이 되어 산속에 들면 나도 가슴부터 묵중한 먹빛이 되어 침잠한다. 가볍고 경솔했던 내가 산의 무게로 바뀌는 순간이다. 도시의 불야성 속에서 산들이 검은 섬처럼 둥실 떠올라 먹빛 장삼을 드리우는 시간이 되면 괜스레 설레는 것은 아마도 청소년기에 무수히 산에 올랐던 야간 등반 때문이리라.


  산길이 거의 대부분 나무 계단으로 바뀌어 흙을 밟는 즐거움이 줄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니 산이 견딜 수가 없다. 길이 깊게 패어 나무의 뿌리가 다 드러나니 누군들 살아갈 수 있으랴? 세상 만물 중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일 것이다. 사람의 때가 묻으면 자연의 생명체들은 맥없이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지다 사라지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자연은 은밀한 복수를 한다. 홍수로 산불로 해일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초토화한다. 그래서 자연에 대해서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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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차 달빛기행 - 송도 센트럴공원 한 바퀴 -


인천대입구역(인천1호선) 4번 출구 앞에서 7시에 모였다. 오시겠다고 하신 분들이 갑자기 일들이 생겨 취소 취소, 결국 단촐하게 6명이 모여서 길을 걸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이미 보름달이 훤하게 하늘에 매달렸다. 전에는 센트럴파크역에서 만나서 돌았는데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인천대입구역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편하게 돌려고 가까운 이스트보트하우스 왼쪽 길을 택했는데 다음에는 보트하우스를 지나쳐 왼쪽 언덕길로 가야겠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니 자꾸 뒤로 돌아서 찍게 됩니다. 사진의 아름다운 배경인 피사체를 뒤로하고 걸으니 뭔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물론 밤에 이 공원을 처음 와보는 분들이야 이 미묘한 차이를 알지 못하고 절경에 감탄합니다.


이 공원의 물길은 1.8km, 바닷물 9만 톤을 1급수로 정수하여 숭어, 우럭, 망둥어, 꽃게 등이 살고 있다. 저녁이라 어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물고기들이 바글바글합니다. 공원에 낚시를 던질 수 없으니 군침만 흘릴 뿐입니다.


중간중간 설명을 곁들이고 멋진 야경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멈춰 섭니다. 그럴 때마다 이야기가 꽃을 피웁니다. 아그들 조각에 장난도 치고, 단체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걷습니다. 다들 야경에 반해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다보니 호수 옆길을 벗어나 엉뚱한 길로 들어섭니다. 그때마다 "이리로 오세요."


사슴농장도 있는데 구제역 때문에 길이 폐쇄되었습니다. 그래서 돌아가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은은한 향기가 몸을 휘감습니다. 훅하고 밀려드는 매화향, 도시에만 살았기에 이렇게 순간적으로 진한 향기를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밤길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후각은 참 묘하다. 향기를 느끼자마자 또 순간 사라지다니?


달빛에 매화향기에 야경에 취한 밤이었습니다. 이래서인가? 인천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인천관광 10선 중 3선에 꼽히는 곳이 바로 이곳 센트럴공원입니다. 달밤을 걷고 싶은 분들은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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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3월 19일(화) 오후 7시 인천대입구역(인천 1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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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를 키우는 날개, 회원여러분 기다리겠습니다. 관심과 후원 그리고 주변에 인천평화복지연대를 많이 소개해주세요~!! 

(● ˃̶͈ロ˂̶͈)੭♥⁾⁾



<제 22차 달빛기행> - 승기천을 따라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지 취소 전화들이 온다. 바람이 씽씽부는 매우 추운 겨울날 총무와 둘이서만 걸은 적이 있었다. 오늘은 단출하게 세 명이 길을 걷는다.


저어새 산란지를 관찰할 수 있는 조류관찰대에 먼저 들러 이마트까지는 천변 위의 숲길을 걸었다. 마치 깊은 산 속에 들어온 것처럼 숲이 우거져 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1995년에 연수구가 남구에서 분구되며 조성된 숲이니 30년이 넘었을 것이다.


날은 쌀쌀하지만 숲길과 승기천길은 의외로 바람 한 점 없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가벼운 차림을 하고 간 예상이 맞았다. 이런 날은 땀도 거의 흐르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다.


수인선 중 철교는 남겨놓았는데, 소래철교는 인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곳은 원래 수인선이 다녔다는 증거로만 남겼기에 사용할 수가 없다. 그 옆에 인도교가 놓여 그냥 방치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원래의 노선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원인재의 뒷모습이 보인다. 인주(인천) 이씨의 시조인 이허겸의 묘가 있는 곳이다. 까치섬이라 불렸는데 연화부수형의 지형이기에 이허겸의 묘 주변에 석물을 세우면 가라앉는다고 하여 비석과 석물이 동산 아래에 놓여있다. 무덤이 있는 동산을 까치섬이라 부른 이유는 멀리서 보면 주변이 마치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원인재는 이허겸의 사당인데 원래 연수동 신지마을에 있었다. 그러다 연수동 택지개발로 인해 1994년에 무덤 옆인 이곳으로 옮기며 시의 보조금을 받아 증축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중 사당으로 쓰이던 건물은 검은색 기와로 되어있어 구분하기가 쉽다. 새롭게 증축된 건물은 모두 청동기와를 올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다.


계속 걷는 동안 자전거만 몇 대 지나갈 뿐 조용하고 한적하다. 가끔가다 갯벌의 냄새가 조금 나기도 한다. 그러다 선학교에 도착했는데 선학동에서 뒤풀이를 하고 가잔다. 아직 2km 정도를 더 걸으면 승기천이 끝나는데, 서로 마주보는 눈동자가 선학동 쪽으로 일치한다. 아쉽지만 세 명이 합치했으니, 인천가족공원을 돌고 뒤풀이를 했던 선술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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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차 달빛기행 안내>


이번 달빛기행은 승기천을 따라 걷는 길로, 10월 29일에 진행하겠습니다. 낮에 답사를 갔다 왔는데 대략 7km 정도의 길을 걸으며 따사로운 햇살을 맘껏 즐긴 하루였습니다.  승기천은 발원지 자체가 이설이 있는 하천입니다. 수봉산 또는 용현동, 주안동에서 발원하였다는 설이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시내를 관통하고 황해로 흐르는 뚜렷한 하천입니다. 남동유수지에는 저어새가 서식하는 번식지가 있고, 수인선 철교의 흔적과 원인재도 볼 수 있는 길입니다. 아, 걷다 보니 코스모스와 백일홍 꽃밭이 넓게 펼쳐져 흐드러지게 피어있더군요. 달밤에는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전거길만 있어 가끔가다 자전거와 사람이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는데, 지금은 따로 인도도 만들어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지금도 주민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려고 한창 정비 중이더군요.


걷다가 힘들면 쉬어가는 쉼터도 있으니 승기천의 밤길을 부담없이 걸어봅시다. 시간 되시는 분들의 많은 참석을 희망합니다. 아울러 주변에도 알려서 손에 손을 잡고 오시면 고맙겠습니다.


1. 코스 : 동막역(인천1호선) - 남동유수지(저어새번식지) -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2. 일시 : 2018. 10. 29(월) 오후 7시

3. 모임장소 : 동막역 2번 출구 나와

4. 준비물 : 운동화 또는 등산화, 렌턴, 뒤풀이 비용 2만냥 정도(뒤풀이 참가자만)

4-1. 걷는 도중 한 번 쉬어갈 예정이니 음료수나 커피 등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반갑고 즐겁더라도 하루를 넘기지 않고 집으로... ^^


※ 참석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댓글을 달아주세요.


※ 밴드 가입하셔야 중간에 소식을 원활하게 전할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밴드 누르시고, 오른쪽 위 돋보기를 누른 다음, '천영기와 함께하는 달빛기행'을 검색>하여 들어오시면 고맙겠습니다. (천영기 : 010 - 3761 - 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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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달빛기행> - 인천가족공원 순환산책로 - 


깜깜한 것은 아니고 컴컴한 밤이다. 반달 때문이리라. 산책로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 무덤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그러나 화장장이 대세로 바뀌면서 무덤들도 서서히 파묘를 해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런 공동묘지 길을 밤에 걷는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리라. 산책로를 홀로 걸어서 내려오는 분들을 두 분 만났다. 언덕 위에서 갑자기 나타난 여자 분과 어둠 속에서 순간 출현한 곤청색 티를 입은 남자 분, 나는 과연 홀로 걸을 수 있을까?


공동묘지에 대한 두려움과 무서움, 이런 것은 없다. 산 속 밤길을 홀로 걸은 적도 많다. 사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어둠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다. 사람이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 슬프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또 사람을 믿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서글픈 족속이다. 아무래도 공동묘지를 걷다 보니 두려움이 생기나 보다. 어둠을 밀어낼 정도로 시끄럽게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정자부터 정상까지는 일렬로 거리를 두고 후레쉬도 끈 채 침묵의 걷기를 했다. 


다들 어떤 상념에 잠겨서 걸었을까? 주제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걸으라 했지만, 나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화두 같은 것이기에 무엇이라 말하기 힘들다. 다만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며 계속해서 이어져가는 것, 윤회는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성질을 닮은 후손이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는 것 등등......


이상하게도 아무도 향내가 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는 걷는 내내 향내음을 맡았다. 아마도 죽은 분들에 대해 숙연해진 생각이 불러일으킨 환각이리라.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정상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며 땀을 식힌다. 계속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모든 시름을 날린다. 거기다 술 한잔 들어가니 몸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훈훈해진다.  도시의 야경이 불야성을 이루어 갈수록 산자락은 짙은 먹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 너머로 인천대교, 영종대교, 수봉산, 철마산, 계양산 등이  희미하게 자태를 드러낸다. 낮에는 강화의 마리산까지 볼 수 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으로만 되어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그리고 도로 주변은  쭉쭉 뻗은 나무들로 덮여있어 의식하지 않으면 주변이 공동묘지인 것조차 알 수 없다.


길을 다 내려와 왼쪽으로 외국인 묘역이 있다. 청학동 외국인묘지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랜디스(남득시), 오례당 등은 귀에 익은 이름이다. 이들은 안내판도 있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도 있다. 그리고 일본인들 묘비도 그 옆에 줄지어 늘어서있다. 중국인들은 패루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야외 납골당을 쓰는 것 같다.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다들 보름달이 환하게 떴을 때 다시 오자고 한다. 그래서 내년 봄에 다시 오기로 기약했다. 


그런데 그믐밤에 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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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기행과 함께 한 걷기모임에 최은숙 후원회원, 김종현, 김형회 부대표님들, 동네주민 김봉환 회원님까지 참석했어요.

잘~~  다녀왔습니다. 


밤에 묘지길을 걸으며 죽어서 여기에 잠들어 있는 기분도 참 괜찮겠다 싶었어요.

사람들 오가며 두런두런 담소 나누는 소리, 밤 새들, 곤충들 울음소리, 반딧불이 반짝반짝 불 밝혀주니 외롭지 않겠더군요. 

다음에 보름달 뜰 때 한 번 더 날을 잡아 걷는다고 하시니 그 때 함께 하지 못한 분들은 꼭 시간내서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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